안녕하세요. 저번 포스팅에서 아기의 첫 번째 원더윅스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오늘은 호야의 마지막 원더윅스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원더윅스 10단계의 특징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마지막 원더윅스가 시작되다
생후 18개월은 아기가 너무 보채서 18이라는 욕이 나오는 때라고 하는데요(^^;) 저도 아기가 18개월에 들어선 즈음부터 평소랑 다른 아기의 모습에 꽤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욕을 하진 않았지만, "얘가 왜 이래 진짜~"라던가 "진상이네 아주~", "별나다 별나~"란 말이 입에 붙을 정도였어요.
밥 먹을 때마다 뽀로로 보여달라고 꽥꽥 거리고(네 정말 꽥꽥이었어요), 가위 같은 물건을 위험하니까 못 만지게 하면 비명부터 질렀습니다. 전에는 안방에 못 들어오게 하면(안방에는 아기에게 위험한 물건이 모여 있거든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때는 왜 못 들어가게 하냐며 바닥에 드러누웠어요. 자기 마음대로 못하면 짜증이 솟구쳐 오르는 듯 보였습니다.
한편으로, 전과 달리 뭔가를 의도하고 행동하는 게 보여서 깜짝 놀랄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뽀뽀해달라고 얼굴을 들이밀면 일부러 아빠한테 가서 뽀뽀를 한다거나(일명 밀당이었죠), 다치지도 않았으면서 "아파" 하며 호 해달라고 제게 손가락을 내미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자기주장이 심해지고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는 모양새가 어쩐지 원더윅스일 것 같아서 그때 오랜만에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책을 펼쳐봤어요.
원더윅스는 생후 20개월 동안 10단계에 걸쳐 찾아오는 정신적 성장 급등기로, 아기는 그 시기에 발달을 겪으면서 찾아오는 불안감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기에겐 부모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고, 부모의 입장에선 아기를 돌보기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단계 마지막 도약이 끝나면 아기는 어느 정도 '완전한' 인간이 된다고 해요.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라는 책은 350쪽에 걸쳐 원더윅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원더윅스(원더윅스 10단계)의 특징
저는 아기의 도약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아기가 유난히 보챌 때마다) 책을 꼬박꼬박 챙겨 읽은 편인데요, 책을 읽으면서 아기를 이해하게 되면 힘든 시간이 버틸 만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간이 곧 끝난다는 게 제일 큰 힘이 됐습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를 보채고 울던 아기는 정말로 그 시기가 지나면 태풍 후 찾아오는 고요함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아기가 되곤 했어요.
책을 보니 돌 때가 도약 8단계(생후 12개월 전후)였고, 제가 모르는 사이 도약 9단계(생후 14~15개월)가 지났더라고요(아기에 따라 무난하게 지나가는 원더윅스도 있을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18개월 때가 마지막 도약(생후 17개월 전후)인 것 같았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연필을 들고 책을 펼쳤어요. 역시나 첫 줄부터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원더윅스 10단계 때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장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이다. 따라서 그림책을 읽어주면 이해한다.(그래서 그렇게 그림책을 들고 왔던 걸까...?)
-적극적으로 주변을 탐색하려고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서만 노는 건 아기에게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러고 보니 밖에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더 난폭(?)해졌다)
-말귀를 알아들으므로 놀이방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요즘 어린이집에서 더 잘 웃는 것 같긴 하다)
-이 시기가 되면 아기는 간단한 말과 몸짓으로 우리와 의사소통할 수 있다. 아기의 몸짓도 언어로 이해하고 몸짓으로 하는 의사표현을 존중하고 반응해줘야 한다. (정말 말도 몸짓도 늘었다 = 시끄럽고 정신없어졌다^^;)
이밖에 책에는 '엄마를 붙잡고 늘어진다', '과장되게 버릇없이 군다', '잘 먹지 않는다' 등 구구절절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서 엄마를 자극하고,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 몸을 숨기고 찾으라고 하고, 새를 보고 손을 흔들고....
이 시기에 아기는 자아가 싹트면서 비로소 '나'와 '너'를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과 엄마 아빠를 비교하고, 차이와 공통점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게 제일 관심을 쏟게 되고요. 자신이 신체의 주인임을 발견하면서 자기 일은 자기가 결정하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상의 규칙도 배우게 됩니다. 양심이 형성되는 시기라 다양한 행동을 해보면서 어떤 행동이 용납되고 안 되는지를 배우기 때문에 엄마의 일관적이 반응이 중요하다고 해요.
'와, 정말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어요.
도약이 끝날 때쯤 이제는 아기에게 행동 규범을 알려주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며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줘야 한다.
아기에게 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알려줘야 앞으로의 생활이 수월하고 즐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아기가 재능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도 줘야 하고요. (엄마는 할 일이 참 많네요)
그래도 마지막 원더윅스를 지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감개무량한 느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 원더윅스가 이제 끝났구나, 생각하니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10단계 원더윅스가 끝나면 파티라도 하려고 했는데, 원더윅스가 지난 건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는 사이에 시간이 지나버려서 파티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네요(ㅎㅎ). 마지막 원더윅스가 끝나면 고생한 아기와 부모 자신을 위해 소소한 보상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육아 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룡 좋아하는 아이 크리스마스 산타 선물 티라노사우루스 (2) | 2025.01.07 |
---|---|
노란색 레고박스 만5세 남아 점점 늘어나는 레고들 (2) | 2025.01.07 |
보채는 아기 - 첫 원더윅스 때 깨달은 것 (1) | 2023.02.21 |
초보 엄마의 중심 잡기 - 육아 원칙 정하기 (0) | 2023.02.21 |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좋은 점 4가지 (1) | 2023.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