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날: 2021. 3. 13.
오른 산: 용봉산 (충남 홍성군)
날씨: 약간 흐림
높이: 해발 381m
소요 시간: 2시간 (11시 40분~13시 40분)
헤맨 시간: 25분
휴식 시간: 0분
난이도: ★
전경: ★★
만족도: ★★
주차비: 용봉산 자연휴양림 입구 100m 전 무료
입장료: 1000원
어느새 100대 명산 세 번째 등반이네요. 그런데 아직 등산화를 사지 못했어요. 물건을 한 번 살 때마다 뜸을 들이는 편이긴 하지만, 이쯤 되니 심했다 싶은 생각도 드네요(^^;). 아무래도 저번에 청계산에 올랐을 때 운동화로도 정상까지 오르는 데 문제가 없어서 또 미루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도 청계산처럼 험하지 않은,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찾아보았습니다. 높지 않은 산을 찾고, 그 산을 검색해서 산의 지형을 살펴봤습니다. 등산화가 없어서 그렇게 한 것인데, 결국 등산 초보에게 맞는 산을 찾아보게 된 셈이었어요.
다행히 어렵지 않게 충남 홍성군에 있는 용봉산이라는 산을 발견했습니다. 사진을 보니 대부분 완만한 돌계단으로 되어있어서, 등산화를 신지 않아도 정상까지 오르는 데 크게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산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지만, 높이가 높지 않아서 산을 오르내리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아기가 있다 보니 산을 다녀오는 시간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저를 위해서만 하루를 온전하게 쓸 수는 없더라고요.
차를 몰고 2시간을 달려 용봉산 자연휴양림 입구 100m 전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장에는 차가 거의 꽉 차 있었어요. 오래 운전하느라 굳은 다리를 슬슬 움직여 산 입구 쪽으로 향했습니다. 낮은 건물들 사이로 5분 정도 걷자 산 입구가 보였습니다. 자연휴양림에 있는 주차장은 주차료를 내야 된다고 해서 밑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댔던 것인데, 자연휴양림 쪽도 딱히 돈을 받는 것 같진 않아 보였어요.
등산로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면 잔디 깔린 넓은 공터가 나와요. 꼭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뛰어놓기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나중에 호야랑 같이 와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산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적당히 흐려서 산을 오르기 딱 좋은 날씨였어요.
산 초입의 이정표에는 최고봉까지 0.8km라고 쓰여있었어요. 정말 부담 없는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에 오르지 못할까 봐 걱정할 만한 거리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등산로는 처음엔 완만한 돌계단으로 시작해서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지형이 가팔라집니다. 하지만 오르기 막막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나중에 호야가 초등학생이 되면 같이 와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닌 게 아니라 산에는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산을 오르는 가족분들의 모습이 제법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부모의 손을 잡으며 도움을 받긴 했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데 힘든 기색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정상에는 금방 도착했습니다. 저 같은 초보 등산러의 속도로 걸어도 정상에 당도하는 데 5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땀은 꽤 났지만요(^^;). 지형이 가팔라지면서 힘들어진 탓도 있지만 옷이 덥기도 했던 것 같아요. 아침에 추워서 후리스를 입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점점 따뜻해졌거든요. 주위를 둘러보니 저처럼 덥게 입은 사람은 없더라고요. 가끔씩 산을 오르다 보니 혼자만 겨울에 머물러있었던 것 같아요.
산을 내려와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길 옆에는 K cafe라는 눈길을 끄는 큰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마침 목이 말라서 시원한 커피를 사 마시려고 들어갔는데요, 빵이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저도 모르게 몇 개 집어 들었어요. 크루아상이 꽤 맛있는 곳이었습니다. 카페에는 저 같은 등산객보다 이 카페를 일부러 찾아온 듯 보이는 손님들이 더 많아 보였어요. 내부 인테리어도 강릉의 테라로사처럼 꽤 멋들어진 곳이었습니다.
용봉산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기암괴석이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등산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만큼 성취감은 많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렵게 오른 산일수록 기억에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산은 그곳에 발을 딛는 것 자체로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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